물가 둔화·금리 인하 기대…비트코인 올해 32% 급등
2025.08.15 박재한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퍼지면서 주식·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12만4천457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전날보다 소폭 오른 가격으로 지난달 14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12만3천91달러)를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12만4천48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더리움 역시 4천739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4천80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들어서만 비트코인은 32%, 이더리움은 42% 각각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95.9%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인하가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빅컷’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9월에 0.5%포인트를 시작으로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며 “모델 분석상 기준금리는 현재보다 최소 1.5~1.75%포인트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가 흐름도 금리 인하 기대를 뒷받침한다. 이번 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과 일치해 ‘인플레이션 둔화’ 신호를 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완화와 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면서 안전자산이었던 우량주에서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시장 내부 구조 변화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벤 컬런드 DYOR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투자자의 단기 열기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수요 기반을 견고하게 만들었다”며 “자산운용사, 기업, 일부 국가까지 구조적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발 완화 기조가 본격화할 경우 위험자산 전반이 다시 한번 랠리를 펼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금리 인하가 이미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발표 이후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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