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주류 세금·마진 확 깎았다… 맥주는 환영, 와인은 소외감
2025.08.08 박재한 기자

온타리오주가 8월 1일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주류 세금과 LCBO(온타리오주 주류판매공사) 마진 인하를 단행했다. 위스키, 사이다, RTD(Ready-to-Drink, 가정용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에 대한 세금이 대폭 줄었고 특히 소규모 양조장과 증류소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감세가 이뤄졌다. 주정부는 이번 조치를 미국의 관세 압력에 대응한 경제 보호책이자 지역 생산자 지원책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안은 2025년 예산에 포함됐으며, 증류주 중 현장에서 판매 가능한 제품은 기본세를 50% 인하하고 사이다는 LCBO 마진을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알코올 도수 7.1% 이하 RTD 제품 역시 마진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는 기본세와 LCBO 마진이 모두 낮아지고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 세액공제’ 혜택도 확대된다. 이를 위해 주정부는 2025~2026 회계연도에 1억 달러(약 1,380억원), 2026~2027 회계연도에는 1억5,500만 달러(약 2,140억원)를 투입한다.
스콧 시먼스 온타리오 크래프트 브루어스 협회 회장은 “온타리오 수제 맥주 업계에 세대 교체급 변화를 가져올 조치”라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가 가능해졌다”고 환영했다. 그는 “온타리오 맥주 산업 일자리의 80%를 책임지는 수제 맥주 업계가 더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반면 와인 업계는 이번 인하 혜택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온타리오 크래프트 와이너리 협회(OCW)의 미셸 와실리셴 대표는 “기본세 6.1% 폐지와 VQA(원산지 표시) 프로그램 확대로 이미 일부 개혁을 경험했지만 LCBO가 음식점용 판매에 유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부과하는 ‘행정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캐나다산 제품 구매’ 움직임은 와인 산업에 큰 기회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온타리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을 시작으로 주류 시장 개방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별 온도차가 뚜렷한 만큼 감세 혜택의 범위와 구조를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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