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기둔화에 몰리는 집주인들…토론토 연체율, 팬데믹 3배
2025.08.04 박재한 기자

올해 1분기 온타리오와 토론토 지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초저금리로 주택을 매입했던 차주들이 최근 고금리로 재조정되는 모기지 갱신을 맞이하며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불안정한 고용시장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와 에퀴팩스 캐나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온타리오의 모기지 연체율(90일 이상 연체 기준)은 2025년 1분기 0.22%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0.15%, 2023년의 0.09%에서 꾸준히 증가한 수치다. 특히 토론토 도시권(CMA)의 연체율은 0.23%로 2024년(0.14%)과 2023년(0.0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며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전체 연체 건수는 전국 약 7백만 건의 모기지 중 1만5천 건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체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갱신 충격’을 꼽는다. 팬데믹 당시 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많은 이들이 최근 5년 고정금리 만기를 맞으며 2배 이상 오른 이자율로 재계약하게 된 것이다. TD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리아 솔로비에바는 “팬데믹 당시 소비가 억제되며 일시적으로 여유자금이 생겨 연체율이 낮게 유지됐지만 이제는 그 여유가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고용불안까지 겹치며 상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도 연체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콘도 시장의 침체는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어려워지며 연체 기간이 길어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전역의 부동산 거래량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무역 리스크도 불안 요인이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 특히 제조업 기반이 강한 온타리오 지역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은 중장기적으로 고용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 온타리오의 실업률은 지난 5~6월 기준 7.9%로 전국 평균인 6.9%를 웃돌고 있다. 솔로비에바 이코노미스트는 “온타리오가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경고했다.
다만 현재 연체율은 전체 모기지 규모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라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캐나다 전역의 평균 연체율은 0.2% 초반에 머물고 있으며 주택 가격이 과도하게 오른 일부 지역에서는 더욱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캐나다주택협회(CREA)는 하반기에도 금리 동결이 이어질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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