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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침묵기도’ 여성, 세 번째 경찰 수사…“기도는 결코 범죄가 될 수 없다”

2025.08.13 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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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낙태 클리닉 인근에서 ‘침묵기도’를 드린 혐의로 두 차례 무혐의 판정을 받았던 한 여성이 또다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hristian Today)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이사벨 본-스프루스(Isabel Vaughan-Spruce)로, 그는 “기도는 결코 범죄가 될 수 없다”며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거듭 강조했다.

본-스프루스는 그간 영국의 낙태 찬반 갈등 속에서 ‘버퍼존(buffer zone)’ 논란의 상징적인 인물로 부각돼 왔다. ‘버퍼존’은 낙태 시술을 받는 여성들이 외부 압박 없이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클리닉 주변 일정 구역 내 시위·종교행위를 제한하는 제도다. 그러나 그는 이 구역 내에서 어떠한 발언이나 물리적 행동 없이 단지 머리를 숙이고 조용히 기도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체포·조사를 받았다.

지난 두 건의 사건에서 법원과 검찰은 모두 본-스프루스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다시 버밍엄 소재 낙태 클리닉 주변에서 침묵 기도를 드렸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영국 내 표현·신앙의 자유와 공공질서 사이의 경계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본-스프루스는 인터뷰에서 “침묵 속의 기도는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다”라며 “국가가 내 마음속 생각을 범죄화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 전역에서 ‘버퍼존’ 법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종교계와 일부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특정 사상을 검열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라며 반발하는 반면, 찬성 측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심리적·정서적으로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도 보호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 의회는 이미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버퍼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이번 본-스프루스 사건이 향후 법 적용 방향과 사법 해석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란

[사진 = 이사벨 본-스프루스 출처: ADF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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