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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 원 손실에 멈춘 재투자…스텔란티스의 ‘보류된 결정’

2025.08.05 박재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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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2025년 상반기에만 약 37억 캐나다달러(약 3.7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활시킨 자동차 관세가 직격탄이 됐고 북미 수출 차질로 생산과 출하가 줄면서 캐나다 내 주요 공장 운영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번 손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자동차에 부과된 관세다. 스텔란티스는 이로 인해 상반기에만 약 4억8천만 달러(약 6,500억 원)를 잃었으며 연말까지 최대 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나탈리 나이트는 “차량 생산 단가가 오르면 소비자 가격 상승이나 구매 보조금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미 지역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25% 급감했으며 2주 전에는 윈저 조립공장 가동도 일시 중단됐다. 그는 “관세는 캐나다 공장뿐 아니라 온타리오주 나아가 캐나다 자동차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타격이 가장 직접적으로 미친 곳은 온타리오주 브램프턴의 조립공장이다. 스텔란티스는 이 공장에서 차세대 지프 컴퍼스를 생산하기 위한 재설비 작업에 13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지만 올해 2월 갑작스럽게 공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약 3천 명의 노동자들이 복귀하지 못한 채 장기 대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 노조를 대표하는 유니포(Unifor) 1285지부의 비토 비아토 지부장은 “30년 넘게 이 공장에서 일해왔지만 이렇게 불확실한 시기는 처음”이라며 “조합원들은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스텔란티스 측은 브램프턴 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은 철회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공사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인 오토모티브 뉴스 캐나다의 데이비드 케네디는 “회사가 관세 정책의 향방을 좀 더 지켜본 뒤 공장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브램프턴의 미래는 앞으로 몇 개월간 더 불확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텔란티스는 유럽, 북미, 남미를 포함한 글로벌 판매망을 가진 대형 완성차 그룹이지만 전기차 전환과 미중 무역갈등,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연이어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둔 점은 이번 관세 정책 변화에서 더욱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해당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스텔란티스가 향후 북미 생산 거점을 미국 쪽으로 재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브램프턴 노동자들은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세, 전기차 정책, 글로벌 전략 변경 등 복합적 위협이 겹치는 지금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기로에 서 있다. 스텔란티스의 ‘보류된 결정’은 결국 수천 명 노동자의 생계와 캐나다 산업 기반의 존폐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공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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